새로운 미래의 지평을 열어가는 토네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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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의 전쟁


팍스아메리카나의 종언을 예견한 월스트리트의 전설, 펠릭스 로하틴
세계 경제 질서의 흐름을 통찰한 로하틴의 전쟁 같은 리얼 스토리

이 책은 한 사람의 일대기를 담은 평범한 회고록이 아니다. 나치 수용소에서 탈출한 열두 살의 유대인 소년이 월스트리트의 해결사, 세계 경제를 조종한 뛰어난 내부자, 금융제국의 전설 그리고 프랑스 주재 미국대사라는 수식어가 붙기까지 숨 가쁘게 달려온 그 험난하고 전쟁 같은 과정을 고스란히 담은 금융과 정치 세계의 리얼한 이야기다.
담배를 피우기 위해 잠시 한눈을 판 독일군 병사 덕으로 나치로부터 도망친 펠릭스 로하틴은 이후 미국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라자드 프레레스와의 운명 같은 인연으로 금융 전문가의 길에 들어선 로하틴은 세계 금융계를 뒤흔드는 긴장감 넘치는 빅딜을 성공시키며 기업 사냥꾼들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다. 그렇게 금융 세계에서의 정점을 찍은 로하틴은 삶의 변화를 위해 파리행을 꿈꾸고, 그의 행보는 결국 파리 주재 미국 대사로까지 이어진다.
그러나 무용담과도 같은 이 흥미진진한 여정 속에는 반복되는 위기와 좌절, 숱한 정치적 음모와 술수 그리고 끊이지 않는 루머들이 난립한다. 로하틴은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이 스펙터클한 여정을 통해 세계 경제 질서의 흐름을 통찰하고 자신만의 금융과 정치적 철학을 정립한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로하틴은 월스트리트의 붕괴와 글로벌 경제위기를 예측한다. 월스트리트의 탐욕과 과도한 레버리지가 거듭되는 한 언제든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할 거라는 그의 무시무시한 경고의 메시지는 2008년, 결국 현실로 드러났다.
50여 년간 금융과 정치 세계를 두루 섭렵하고 81세의 나이가 되어 다시 금융 전문가로서의 삶을 시작한 라자드 프레레스로 돌아간 로하틴은 이 같은 교훈을 얻었다고 말한다.
“나는 여전히 자본주의자다. 나는 시장 자본주의가 여태까지 발명된 최고의 경제 시스템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반드시 공정해야 한다. 반드시 규제되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윤리적이어야 한다.”  
  

ITT, GE, 타임워너 등 전 세계를 뒤흔든 빅딜의 주인공
금융, 정치, 외교 분야의 정상에 오르기까지 그 감동의 대서사시

우연한 기회에 라자드 프레레스 투자은행에서 금융 전문가로서의 삶을 시작한 로하틴은 렌터카회사 에이비스 인수에 성공해 업계 1위인 허츠를 누르고 정상에 서게 만드는가 하면, ITT의 해럴드 제닌과 함께 수많은 기업 간의 빅딜을 성사시키며 그야말로 월스트리트의 떠오르는 별이 된다. 이어 탐욕의 상징이었던 RJR나비스코의 LBO 추진을 이끌고, GE의 잭 웰치가 RCA를 합병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금융 전문가로서 누구와도 비견할 수 없는 실력을 발휘한다.
그의 진가는 금융업계에서만 빛을 발하지 않는다. 정치권력과 금융 경제를 잇는 탁월한 중재 능력을 인정받아 그는 닉슨 대통령 시절, 뉴욕증권거래소 위기위원회의 위원장으로서 온갖 부실기업들의 몰락을 막는 데 혁혁한 공로를 세운다. 그는 1975년 파산위기에 처한 뉴욕 시의 재정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함으로써 월스트리트의 ‘해결사’로 불리며 신화를 만들어낸다. 폴 크루그먼, 앨런 블라인더 등과 함께 빌 클린턴 진영의 주요 경제정책 조언자 중 한 명이었던 그는 연방준비은행(FRB)의 부회장직에 임명될 기회를 얻었지만 정치적 술수와 루머에 휘말려 고배를 마시기도 한다. 이를 계기로 그는 월스트리트의 화려한 무대 뒤에 숨은 탐욕과 환멸, 음모 등에 대해 허심탄회한 성찰을 가졌고, 월스트리트의 신화를 만들어온 자신의 행보에 대한 치열한 반성의 시간을 갖게 된다.
1997년 프랑스 주재 미국 대사로 임명되어 4년간 외교관 생활을 마친 뒤 2000년 다시 미국으로 돌아온 로하틴은 금융 시장이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감한다.
“금융 서비스는 점점 전자오락으로 진화되었다.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보며 트레이더들은 마우스 클릭 한 번으로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사람들과 거래를 하며 전 세계의 레버리지 높은 금융 상품들을 사고팔았다. 성과를 가늠할 수 있는 유일한 측정법은 그날의 손익이었다. 거의 한순간에 대박이 났고 언론은 그런 사람들을 높이 사는 보도를 너나없이 쏟아냈다. 금융 수완가들은 영웅이 되었고 미국을 구축한 비전 있는 비즈니스맨의 자리를 차지했다. 그리고 증권거래위원회나 연방준비은행, 의회 그 어느 곳도 이렇게 자유분방한 광란의 파티를 제지하지 않았다.”(에필로그 중에서)
불안감에 휩싸인 채 그는 다시 월스트리트로 돌아와 위기에 빠진 리먼 브러더스에서 잠시 일하지만, 2008년 리먼의 파산 신청이라는 충격적인 파국을 지켜보게 된다. 로하틴의 경고를 무시한 미 정부의 그릇된 정책과 기업의 탐욕스러운 정신 상태는 결국 금융제국의 몰락을 야기하고 이 여파는 글로벌 경제위기로 이어지고 만다.


글로벌 경제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아우르는
펠릭스 로하틴의 금융 철학을 통한 뉴노멀 시대의 섬광 같은 통찰

세계 금융 서비스업계는 지금 터닝 포인트에 서 있다. 의심과 불확실성에 사로잡혀 시장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 이 시기에 금융업계가 나아갈 방향은 어디이며, 새로운 금융 테크놀로지의 진정한 전문가가 해야 할 일은 과연 무엇인가?
펠릭스 로하틴은 이 책을 통해 이렇게 말한다. 투자금융은 비즈니스가 아니라고. 그것은 금융 전문가들이 고객과 손을 맞잡고 협력하는 개인 서비스다. 그리고 그룹의 임원진들에게만 보상을 안겨주는 점점 더 큰 딜을 만들어가는 서비스가 되어서는 안 된다. 보다 강력하고 보다 혁신적인 기업들이 새로운 일자리와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새로운 파트너십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말이다.
월스트리트는 더 이상 금융자본의 중심지가 아니다. 금융위기의 진원지로 추락하며 팍스아메리카나의 종언을 부추겼다. 금융제국의 붕괴와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뉴노멀 시대로 이행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독자들은 로하틴의 겸손하지만 충격적인 이 고백을 통해 글로벌 경제의 어제와 오늘, 내일에 관한 통찰력 있는 시선을 갖게 될 것이다. 로하틴은 월스트리트 50년 역사상 가장 중요한 투자자요, 세상을 뒤흔든 금융 빅딜을 주도해온 장본인이며, 위기 때마다 월스트리트를 구한 해결사이기 때문이다.
  



••• 차례


프롤로그
01 라자드프레레스와의 운명적인 만남
02 ‘딜’을 위한 투자금융 전문가로의 변신
03 에이비스와 라자드의 독자적 인수 그리고 씁쓸한 교훈
04 오만한 원칙주의자, 해럴드 제닌의 세상 속으로
05 ITT의 돌격, 하트포드 인수 사냥
06 워싱턴의 정치적 공격과 파괴적인 영향력
07 워너세븐아츠, 할리우드 정복을 위한 폭풍 질주
08 1970년, 월가의 미래를 예견하는 불안한 징후
09 추락과 혼란, 뉴욕증권거래소의 아찔한 줄타기
10 부실기업의 몰락과 위기위원회의 협상 전쟁
11 루즈벨트, 대공황 그리고 뉴딜정책이 만들어낸 아이디어
12 경고의 메시지를 무시한 뉴욕 시의 절망적 사태
13 뉴욕 회생 작전에 투입된 ‘해결사 펠릭스’
14 MAC을 둘러싼 채무불이행의 집요한 위협
15 뉴욕을 구원할 EFCB의 마지막 전략
16 포드 대통령의 서명 그리고 위기 탈출
17 마이어의 죽음과 투자은행의 잔인한 변화
18 탐욕의 상징, RJR나비스코의 LBO 추진
19 분노와 비난으로 얼룩진 인수 경쟁
20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얼굴을 바꾼 핵심 거래들
21 60억 달러 합병이라는 GE의 푸짐한 먹잇감
22 MCA를 향한 마쓰시타의 은밀한 유혹
23 66억 달러의 딜을 위한 두 가지 균형
24 백악관을 향한 피할 수 없는 여정
25 자유로운 도덕심의 소유자, 파리를 꿈꾸다
26 프랑스행 티켓을 둘러싼 음모와 전쟁
27 마지막 딜, 파리에서의 시절들

에필로그
저자 후기



••• 지은이


펠릭스 로하틴 (Felix Rohatyn)
미국 투자은행 업계의 대부로 평가받는 펠릭스 로하틴은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과 함께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견한 통찰력 깊은 세계적 금융전문가다. 2005년 하버드 대학의 강연을 필두로 그는 월스트리트의 탐욕과 과도한 레버리지가 사라지지 않는 한 글로벌 금융위기는 언제든 필연적으로 발생해 전 세계를 강타할 것이라고 거듭 경고해왔다. 그의 경고는 결국 현실로 나타났고, 월스트리트는 더 이상 금융자본의 중심지가 아니라 금융위기의 진원지로 추락하는 운명에 직면하고 말았다. 20세기 내내 글로벌 경제와 권력을 배후 조종해온 막강한 제국 월스트리트는 어쩌다가 이 같은 혼란에 휩싸이게 된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의 열쇠 또한 펠릭스 로하틴이 쥐고 있다. 그는 월스트리트 50년 역사상 가장 중요한 투자자요, 세상을 뒤흔든 금융 빅딜을 주도해온 장본인이고, 위기 때마다 월스트리트를 구원한 해결사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월가의 살아 있는 전설로 추앙받는 펠릭스 로하틴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담고 있다. 초대형 기업들의 세기적 인수협상을 이끈 그의 전설은 1949년 투자은행 라자드 프레레스에 입사, 주급 37.5달러를 받았던 단기 아르바이트 일자리에서 태동되었다. 아주 우연한 기회에 월스트리트에 발을 들여놓았지만, 그는 곧 투자전문가로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라자드가 렌터카 회사 에이비스를 인수, 시장에서 독보적 1위를 차지하고 있던 허츠를 누르고 정상에 설 수 있는 경영혁신을 진두지휘했고, 그의 재능과 실력을 눈여겨본 ITT의 헤럴드 제닌에게 발탁되어 수많은 기업 간 빅딜을 성사시키며 탄탄한 성공가도를 달렸다. 거대한 탐욕의 상징이었던 RJR나비스코의 LBO 추진을 이끌었고, GE의 자산을 40배 이상 늘리는 데 성공한 잭 웰치가 RCA를 합병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뉴욕 타임스>의 표현대로 그는 “만나는 모든 기업인과 금융인들을 매료시켰다.”
그의 성공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정치권력과 금융경제를 잇는 탁월한 중재능력을 인정받아 닉슨 대통령 시절, 뉴욕증권거래소 위기위원회의 위원장으로서 온갖 부실기업들의 몰락을 막는 데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 마침내 그는 1975년 파산 위기에 처한 뉴욕 시의 재정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 월스트리트의 ‘해결사’라는 평가를 받으며 전설의 화룡점정을 찍었다. 1997년 주 프랑스 미국대사로 임명되어 4년간 외교관 생활을 성공리에 수행했고, 다시 월스트리트로 돌아와 리먼 브러더스에서 잠시 일했다. 하지만 2008년 리먼의 파산신청을 지켜본 후 81세의 나이에 라자드 프레레스로 복귀, 현재 회장 겸 CEO 특별고문을 맡고 있다.  
월스트리트 격동의 역사를 담은 이 책은 한 편의 대서사시와도 같은 감동을 선물한다. 금융, 정치, 외교 분야에서 정상에 오른 한 사람의 일생일대의 모험과 도전을 통해 독자들은 월스트리트를 건설한 최고 브레인들의 전쟁 같은 성공 스토리를 만나게 될 것이다.


••• 옮긴이

이민주
호주 멜버른 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했고 주한호주대사관에서 근무했다. 옮긴 책으로는 《언씽킹》《피드백 이야기》《눈사람 마커스》《리치웨이》등이 있다.



••• 추천의 글

이 책은 평범한 회고록이 아니다. 나치 수용소에서 탈출한 유대인 소년이 월스트리트의 전설 ‘해결사 펠릭스’로 변화하는 과정을 담은 흥미진진한 이야기이다. 금융, 정치 그리고 외교 분야에서 정상에 오르기까지 놀라운 삶을 걸어온 거인의 미국 투자금융 세계를 관통하는 무용담이다.
_헨리 키신저 Henry A. Kissinger

펠릭스 로하틴은 월스트리트와 워싱턴의 깊은 내면세계를 보여주며 동시에 이야기꾼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다른 책에서는 맛볼 수 없는 딜의 묘미와 기막힌 타이밍, 정곡을 찌르는 여담이 어우러져 그의 기백 넘치는 글이 탄생했다.  
_매들린 올브라이트 Madeleine K. Albright 1997~2001 미국 국무장관

글로벌 금융전문가인 펠릭스 로하틴은 2005년 4월, 일찌감치 전세계 금융위기를 정확하게 예측한 인물이다. 그는 이 책에서 월스트리트를 둘러싼 기업과 투자자들의 치열한 성공 스토리를 유려한 필치에 담아 전한다. 뛰어난 정치가이자 금융시장의 해결사였던 그는 이 책을 통해 성공 커리어의 매력적인 균형이 무엇인지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_뉴욕 타임스

베테랑 투자금융전문가이자 월스트리트의 살아 있는 전설로 평가받는 펠릭스 로하틴. 그는 1970년대 재정 위기에서 뉴욕 시를 구해낸 업적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열정과 에너지 넘치는 자신의 놀라운 성공담을 들려준다.    
_퍼블리셔스 위클리




••• 책 속으로

그곳은 순전히 그만의 오만한 지배 속에 놓인 세상이었다. 시간 따위는 상관없었다. 그는 미국은 물론 유럽을 두루 돌아다니며 생활했기 때문에 현지 시간 같은 것은 쉽게 무시되었다. 미국 사무실과 브뤼셀
에 있는 본사 중역실의 커튼은 항상 단단하게 가려져 있었다. 햇빛이고 별빛이고 제닌의 영역을 침범하는 일은 있을 수 없었다. 8시에 소집한 회의가 새벽 2시가 될 때까지 시작도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제닌의 변덕에 맞춰 스케줄이 정해졌고 임원과 부하직원들은 고분고분하게 자신의 시계를 그의 시간에 맞췄다. 그렇지만 일단 회의가 시작되기만 하면 제닌의 엄격한 기준에 따라 똑같은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예를 들어 매달 열리는 사장단 회의는 전설적이었다. 긴 테이블을 따라 여덟 명 가량의 사장들이 자리에 앉는다. 제닌은 날카롭고 강요스러운 질문을 던져 사장 한 사람 한 사람을 차근차근 심문했다.
_‘오만한 원칙주의자 해럴드 제닌의 세상 속으로’ 중에서

닉슨의 워터게이트 테이프가 공개되었을 때 나는 마침내 이야기의 빠진 부분을 어느 정도 채울 수 있었다. 1977년 7월 어느 토요일 뉴욕타임스의 뒷면에 새롭게 공개된 테이프의 내용을 몇 가지 인용한 기사가 실렸다. 그 중 하나가 닉슨이 에릭먼에게 자신은 해럴드 제닌과 만난 적이 없으며 ITT에 아무런 관심도 없다고 말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맥라렌의 반독점 정책에 몹시 화를 냈다. 거대 비즈니스에 대한 반대 움직임을 참을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내가 결정적 근거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은 닉슨 테이프의 내용 전체에 대한 기록이 공개되고 나서였다. 한 테이프에 닉슨과 클라인덴스트 간의 대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 대화 내용에 따르면 대통령은 ITT에 대한 반독점 소송을 취하하길 원했다. 클라인덴스트는 망설였다. 그러자 닉슨이 화를 내며 단호하게 말했다. “그 망할 걸 그냥 내버려두라고 명령하는 거야! 지금 이 시점에 맥라렌이 대기업에 대해 법석을 떨면서 사람들을 기소하고 다니지 않았으면 좋겠어.” 클라인덴스트가 다시 한 번 반대 의사를 제기하려 하자 분노한 닉슨이 물러서길 거부했다. “이 개자식, 영어가 이해가 안 돼? 그 망할 걸 취하하란 말이야! 알겠나?”
녹음 날짜를 보니 그 다음날이 내가 클라인덴스트와 만나기로 한 날이었다. 이제야 모든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눈속임을 당한 것이었다. 닉슨이 클라인덴스트에게 맥라렌을 막으라는 명령을 이미 내린 것이었다. 나의 등장과 근거가 뒷받침된 나의 주장은, 그저 이미 내려진 결정을 정부가 정당화하기 위해 이용한 설명에 불과했다.
_‘ITT의 돌격, 하트포드 인수 사냥’ 중에서

1964년 중견 투자 기업인 이라옵트&컴퍼니의 파산의 여파로 뉴욕증권거래소는 채무불이행 회원사들의 고객들을 보호하기 위해 2,500만 달러의 특별 신탁기금을 조성했다. 2,500만 달러는 회원사로부터 모아졌다. 하지만 마이어 씨는 물론 나 역시도 특히 커다란 투자 기업들이 동시에 파산할 경우 신탁기금은 지불 능력이 있는 기업에게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부채가 될 수도 있을 거라고 느꼈다. 그만큼 우려되는 것은 현재 모든 회원사들이 파트너십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무제한적인 부채는 파트너 개인의 자산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우리의 개인 자산과 예금이 걸려 있는 일이었다.
따라서 나에게 뉴욕증권거래소 이사회에 합류하라는 제안이 들어왔을 때 마이어 씨는 재빨리 승인했다. 그는 내가 회원사들의 끝없는 구제에 노출되어 있는 현 상황을 재고하도록 뉴욕증권거래소에 설득해줄 거라고 믿었다.
마이어 씨의 우려는 선견지명이 있었다. 내가 이사회에 합류한 지 오래 지나지 않아 부채에 대한 그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현실은 그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나빴다. 1929년 이후 가장 심각한 경제위기인 1970년 경제 붕괴가 월스트리트와 미국에 밀어닥쳤다.
_‘1970년, 월가의 미래를 예견하는 불안한 징후’ 중에서    
  
닉슨과 내가 악수를 나누자 플래너건은 내가 ‘위기위원회’의 위원장이며 버니 래스커와 함께 뉴욕증권거래소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음, 이제는 일이 잘 돌아간다고 들어서 기쁩니다.” 대통령이 말했다.
굿보디 거래 무산으로 인한 충력이 아직 가시지 않은 나는 그래도 뭔가 힘이 되는 말을 해야 했지만 상황이 절망적이다 보니 그런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나는 정중하면서도 솔직하게 들리길 희망하며 이렇게 대답했다. “대통령 각하, 이런 정보를 어디에서 들으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많은 문제에 봉착해 있다는 말씀을 드리게 되어 유감스럽습니다. 헤이든스톤 건은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만, 굿보디는 위험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굿보디에 이어 상태가 안 좋은 다른 거대 기업들이 더 있습니다. 좀더 낙관적인 말씀을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대통령 각하, 저는 현실 그대로를 말씀드려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닉슨은 창백해졌다. 그는 재빨리 군중을 빠져나와 창가로 나를 데리고 갔다. 이제 우리는 따로 이야기를 나눠야 했다. 대통령은 증권거래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려주길 원했고, 나는 그렇게 했다. 내가 말을 마치자 그는 백악관 연락책이 누구냐고 물었다. 나는 래스커나 내가 플래너건에게 정기적으로 보고를 한다고 설명했다.
닉슨은 감정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플래너건은 분명 마음에 드는 사람이 아니었던 것이다. “잘 듣게. 나는 자네가 매일 밤 10시에 존 미첼에게 전화를 걸어주길 바라네. 그에게 자세히 알려주게. 월스트리트의 위기란 절대 용인될 수 없네. 그러면 국가 전체가 공황 상태에 빠지게 될 거야”라고 그가 말했다. 그리고 그 말과 동시에 그는 그 즉시 법무장관인 미첼을 창가 옆 코너로 불렀다. 미첼은 매일 밤 나의 전화를 기다리겠다고 했다.
_‘부실 기업의 몰락과 위기위원회의 협상 전쟁’ 중에서

그럼에도 나는 뉴욕증권거래소에서의 위기와 지금 내가 깊이 관여하고 있는 이 위기 사이에는 두 가지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첫째, 뉴욕 시의 문제는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문제에서 붉어지기 시작해 서서히 퍼져간다는 점이었다. 그렇게 심각한 난국에 처하기까지는 수년이 걸렸다. 그리고 거기에서 빠져나가는 데도 수년이 걸릴 것이었다. 둘째, 뉴욕증권거래소에서의 위기는 단호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 함께 협력하는 게 좋다는 점을 재빨리 납득할 수 있는 비교적 작은 그룹의 사람들에 의해 해결되었다면, 뉴욕 시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예전부터 적대적 본능을 가진 영향력 있는 작은 집단의 개인들이 관여해야만 했다.  
우리는 각기 다른 의무와 상반되는 유권자들을 가진 이런 개인 집단이 마음을 모아 아직 구체화되지도 않은 우리의 계획을 지원하도록 만들어야 했다. 그게 그렇게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해도 우리의 계획은 합리적인 기간 내에 뉴욕 시의 예산이 균형을 잡도록 하는 방법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 되었고, 그 목표를 이루고 나면 예산을 지속적으로 균형 있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야 하며, 그와 동시에 맥 빠진 뉴욕 시의 경제를 소생시켜야만 했다.
하지만 원대한 계획을 짜기도 전에, 이 모든 당파의 지원을 얻으려고 시도해보기도 전에 우리에게는 즉각적인 자본 투입이 필요했다. 뉴욕 시가 파산을 모면하기 위해서는 6월 18일까지 9억 달러가 필요했다. 그 최종 기한까지는 겨우 3주밖에 남지 않은 상태였다.
_‘뉴욕 회생 작전에 투입된 해결사 펠릭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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